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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센델,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고.

제목에서 추측할  있는 대로 책의 내용은 오늘날 능력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는 내용이다. 심지어 대학 입시 비리에서부터 시작해서, 유전적  의해얻은 재능까지도 공정하지는 않다고 여긴다.

저자가 무슨 주장을 하는 것인지는 충분히  알겠다. 능력주의는 불완전하고 때로는 정의롭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능력주의는 현대 사회에 가장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에디슨의 유명한 명언이 있다. “천재는 1% 영감과 99%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1% 영감,  재능이 없다면 아무리 노력을 해도 결코 천재가  없다. 그러나 1% 영감을 가지고 있더라도 99% 노력을  하지 않으면 천재가   없다. 마이클 센델은  1% 영감,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은 결국 요소이기 때문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완전히 평평한 운동장을 만든다면  운동장은 오직 재능에 의해서만 평가받으므로  운동장은 공정하다고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자신이 어떤 재능을 가지더라도  재능이 우연히 사회에서 높은 가치를 쳐주는 재능인 것은 노력의 결과가 아닌 행운의 결과일 뿐이다.”라는 하이에크의 주장을 인용했다. 때문에 능력과 보상은 비례하지 않고, 보상이  수록 능력이 좋거나  노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에디슨의 명언을 다시 돌이켜 보면 1%영감이 없다면 99% 노력을 해도 천재가   없는 것처럼, 1% 영감을 가진 사람이라도 99%만큼의 노력을하지 않는다면 천재가   없다는 말이 된다. 때문에 에디슨의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천재는 1% 영감과 99%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라는 말은 각종 매체에서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인용되었다.


맨큐는 완전경쟁 시장에서는 각자가 자기 노동의 한계생산물에 따라 도덕적 자격을 얻는다.” 주장을 했고, 나이트는 이에  가지 반론을 제기했다. 

먼저는 앞서 언급한 재능이 사회적으로 높은 가치를 쳐주는 재능이냐는 것이다. 팔씨름을  하는 재능과 축구를  하는 재능은 무엇이  우위에 있다고 수는 없으나 팔씨름을 하는 모습을  많은 관중이 돈을 지불하고 보려 하지 않는다.

 나이트는 다소 극단적인 비유를 들었다. 저자는 미국 TV 프로그램 <브레이킹 배드>  마약을 제조한 고등학교 화학교사를 예로 들었다. 마약을 팔아 얻는 수익이 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보다 훨씬 크지만, 사회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보다 마약을 제조해 판매하는 것이 사회에   기여를 하는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TV속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있던 일이다. 작년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N번방 사건의 주도자였던 박주빈은 평소 봉사활동을 많이 했다고 한다. N번방을 조직해벌어들인 소득은 압도적으로 크다. 반면 자원봉사는 어떠한 소득도 얻지 못한다.  

 또한 맨큐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비유가 능력주의에 대한 반론으로 여겨질  없다. 능력주의에서 말하는 사회적 지위는 소득만을말하는 것이 아니다. 범죄를 통해 벌어들인 소득으로 사치를 누릴 수는 있을 지언정, 애초에 범죄를 통해  소득을 얻는다고 사회적으로 드러낼 수도 없다. 앞서 예시로  <브레이킹 배드> 고등학교 교사가 마약 판매를 통해 미국 의회의 상원 위원보다   소득을 얻는다고 해도, 사회적으로는 고등학교 교사를상원 위원보다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졌다고 바라보지도 않는다.  고등학교 교사가 자신의 소득을 공개한다면, 바로 감옥에 가게  것이고 사회적 계급은 더욱 끝도 없이 추락할 것이다. 

능력주의의 기준을 소득으로 바라볼  이러한 모순이 발생한다. 그러나 사회적 지위와 소득은 비례하지 않는다. 나이트의 반론은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없다.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사회에서의 높은 지위가 운이 아닌 개인의 능력으로 얻은 것이라 평가받는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삼는다. 

예컨데,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거나, 우연히 자신이 가진 재능이 사회에서 높이 평가받는 희귀한 재능이거나 하는 점들도 모두 운에 불과하지만, 결과를 보고 자신이 운이 좋았다기보다 천부적인 재능이나 도덕적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의 주장이 그렇다. 가난에서 빠져나오지   사람은 그것은 자신의 능력 부족이며 사회적으로 구제 받을 필요가 없고, 엘리트들은 그만한 능력을 가졌고 그러한 자리에 도달한 것은 자신의 노력 때문이라고 으스대게 된다는 것을 능력주의의 문제점으로 삼는다.


매우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더라도, EBS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강의를 열심히 수강하며 공부하면 높은 대학에 충분히   있다. 성적이  좋다면 성적 장학금을 받아 등록금을 부담하지 않고 대학을 다니는  또한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의 인서울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을  있는 만큼의 성적을 내는학생은 대부분 부유한 집안에서 고액 과외를 받으며 공부한 학생들이다.

물론 소수지만 가난한 집안에서 공부를 통해 인생 역전을 이뤄낸 사례도  있다. 그리고 이런 사례는 부모의 통제나 감시, 학원 수업, 고액 과외를 받은 고소득층 가정의 자녀보다 더욱 높은 자기 통제 능력과 재능을 필요로 한다.

아무런 통제 없이 공부를 새벽까지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부모의 소득이 높다면 학교가 끝난 후에도 학원과 과외를 돌며 공부를 해야 하고, 학원이나 과외에서   숙제를 풀지 않으면 처벌이 뒤따른다는  때문에 새벽까지 숙제를 끝내기 위해서 공부를 해야 한다. 이는 자기 통제가 아니라 통제를 받으며 공부시간을 늘려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학원이나 과외 없이 고소득층 자녀 수준으로 공부를 하려면 엄청난 자기 통제 능력이 필요하다. 가난한 집안의 학생이 높은 성적 성적을 얻기 어려운 것은 이러한 점이 크다. 

결국 엘리트 출신일수록 성적이 좋은 이유는 자기 통제 능력 없더라도 성공할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집안의 자녀가 성공하는 것은 엘리트 출신의 자녀가 성공하는  보다 훨씬 어렵다.

그러나 난이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아무리 부유한 집안의 자녀라도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하루 종일 놀러 다닌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물론 적어도 굶어 죽을 일은 없겠지만 사회적으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저자는 능력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대학교의 추첨제를 제시했다. 입시 경쟁을 통해 극소수의 인재를 가려내는 것이 아니라, 특정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입시를 진행하자는 말이다. 이렇게 하면  의해 입시가 결정되므로 대학에서 떨어진 사람도 자신과 엇비슷한 능력과 재능을 가진 것이분명하기 때문에 결과를 보고 능력이 좋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줄어들 것이고, 명문 대학에 갔다는 이유로 잘났다고 으스대기는 차마 힘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대학교는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고등학교 입시에서 이미 시행중인 고교 평준화와 비슷하다. 평준화 이후 명문 고등학교 개념이 사라지고 명문 고등학교가 누리는 명예는 추락했다. 평준화 이전 명문 고등학교라 불렸던 고등학교에 진학한다고 해서 그것을 으스대기는 어려워졌다. 

저자는 대학 진학을 일정 기준을 넘긴 학생들 대상으로 제비뽑기로 함으로써 영혼까지 끌어 모아 스펙을 채우고 강박적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경험에서 해방시켜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더욱 강박적으로 다른 스펙을 채우도록 만들 것이다.

대학교에서도 학점에 대한 스트레스는 있지만, 적어도 고등학교에서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 만큼 심하지는 않다. 우선 대학이라는 문턱을 넘은 만큼 어느 정도능력이 검증  셈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내신은 상대평가인 만큼 고교 평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지역에서 명문 고등학교 출신 학생은 대학 입시에 있어서 고교 내신의 비중이 적게 여겨진다. 명문 고등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얻은 학생은 일반고에서 비슷한 성적을 받은 학생보다 대학 입시에서 유리하다.

오히려 평준화 이후 고등학생들의 스펙 부담은 더욱 심해졌다. 고등학교가 평준화 되어 고등학교 출신에 따른 대학 입시의 유리함이 없기 때문에 학생부 종합전형이라는 이름 하에 성적 뿐만 아니라 자격증, 봉사활동, 자기소개서, 대외활동  다양한 강박적 스펙 쌓기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학생이 된다면 성적 부담에서 어느 정도 해방되는 이유는 이러한  때문이다. 일단 서울권 대학을 간다면 취업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이점을 가지기 때문이다. 만약 대학이 추첨제가 되고 명문대가 누리는 명예가 무너진다면, 취업 시장에서 이점을 가지기 위한 스펙 경쟁은 지금보다 더욱 심해질 것이고 스펙을 쌓기 위해 드는 돈도 많아지면서 불평등은  커질 것이다. 이는 기업에서 인재를 채용하는  까지 추첨제로 만들지 않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기업의 채용까지 추첨에 맡긴다면  사회는 발전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업무 적합성에 있어서는 머리가 좋은 사람, 경제 감각이 좋은 사람, 디자인감각이 뛰어난 사람, 마케팅 감각이 뛰어난 사람  서로 다른 능력을 보유한 사람을 필요로 하고,  때문에 해당 전공 과목의 성적이나 관련 분야의 자격증과대외활동 경력 등을 통해 인재의 적합성을 순서대로 정렬하고 채용 인원  만큼 채용하는 것인데, 이를 추첨으로 한다면  업무에 적합한 사람을 뽑기 어려워져 사회 전체의 업무 능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나는 할당제에 반대한다. 

할당제는   불평등을 초래할 뿐이다. 할당제의 가장  문제점은 할당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계에 있는 여전히 사회적 환경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더욱 불리하게 만들 뿐이기 때문이다.

특히 농어촌 전형이나 다문화 전형 같은 할당제는   불평등과 불공정을 초래한다. 행정구역상 읍으로 분류되는 대도시  학원 인프라가 구축된 신도시지역에서 농어촌 전형으로 쉽게 대학에 입학하고, 인구 감소로  지역이지만 독서실조차  없을 정도로 인프라가 비슷한  지역도 있는데, 신도시에 입주할  있는 부유한 형편의 학생이 농어촌 전형까지 받으면서 입시에서 이점을 받는 것은 매우 불공정하다.

능력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는 할당제를 모두 폐지하고 공정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교 교육을 무상으로 전환하고, 무료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해 가난한 학생들이 공부하기 더욱 쉬운 환경, 심지어는 자신이 원할 경우 통제 받을  있는 환경까지 만들어 주어야 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액 사교육을 받는 것이 더욱 입시에는 유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난이도의 차이는 어쩔  없다. 그러나 난이도 차이를 줄이는 것은 충분히   있는 것이다.

물론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계를 이어나가지 않으면 생활이 불가능  정도로 가난한 사람들도 있다. 그런 형편에 있는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해야 해서 아무리 자기 통제 능력이 있어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공부 시간을 늘리기가 어렵다. 이런 학생들이 성적이 낮아도 대학 입시가 쉬워지게 하는 것이 공정이 아니라, 이런 학생들을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학업에 온전히 시간을 투자할  있도록 지원해주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국가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해야  일이고 복지이다.


 

사회적 지위의 결과는 운과 개인의 능력, 그리고 노력이 더해진 복합적인 결과이다. 아무리 능력이 좋고 노력을 해도 운이 없다면 성공하지   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을 하고도 운이 좋아서 성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노력이 없다면 아무리 운이 따른다 해도 결코 성공할  없다. 누가  노력을 많이 했고 누가  좋은 능력을 가졌는지 평가할 객관적인 지표는없지만, 적어도 능력주의 사회는 완전히 신분이 나누어진 계급 사회나, 부정부패가 심해 노력 없이도 뒷돈만 있다면 얼마든지 성공할  있는 사회보다는 능력주의 사회는 훨씬 공정하다. 

저자가 말하는 가장 정의로운 사례는 노력의  의해 평가받는 사회이겠지만, 그러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성적이나 스펙 같은 보여지는 결과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노력의  어떻게 평가  것인가? 개인의 배경이나 운에 의해 얻은 재능에 따라 같은 결과를 내는데 필요한 노력의 양은 차이가 있지만 결국 노력이 없으면 결과를  수도 없다. 능력주의 사회는 적어도 노력을 그나마 가장  평가해 주는 사회이다. 

같은 저자의 정의란 무엇인가 읽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아쉽다. 이번 여름 방학에 정의란 무엇인가  읽어봐야겠다.

나는  책을 읽고 이런 결론을 내리고 싶다. 능력주의는 정의롭지 않다. 그러나 능력주의 사회는 상대적으로 가장 정의롭다. 능력주의는 차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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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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